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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세무재무

개원 전에 세무사를 만나야 하는 이유

by 메디114 2026. 5. 5.

세무사, 개원하고 나서 만나도 늦지 않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늦습니다.

개원을 준비하시는 원장님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비슷한 말씀을 자주 듣습니다.
"세무사는 개원하고 나서 만나면 되는 거 아닌가요?"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수년간 의료기관 세무를 다뤄온 입장에서 보면, 개원 전에 세무사를 만난 원장님과 그렇지 않은 원장님 사이에는 시간이 지날수록 분명한 차이가 생깁니다. 세금은 '사후 정리'가 아니라 '사전 설계' 입니다. 특히 아래 네 가지 상황에 해당하신다면, 계약서에 도장 찍기 전에 반드시 세무사를 먼저 만나셔야 합니다.

1. 공동개원을 계획 중이시라면 — 출자금 넣기 전에 상담하세요.

동업은 사람 간의 약속처럼 보이지만, 세법 안에서는 꽤 복잡한 구조입니다. 지분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 급여는 어떤 방식으로 지급할 것인지, 경비는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수익이 발생했을 때 배당을 어떻게 할 것인지. 이 모든 것이 세무와 직결됩니다.

문제는 이미 출자금을 넣은 뒤에 구조를 바꾸려 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지분 조정이나 동업 관계 해소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세금이 발생하는 사례를 현장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공동개원을 계획하고 계신다면, 계약과 자본 투입 전에 세무사가 구조를 먼저 검토해야 합니다.

 

2. 기존 병·의원을 인수하신다면 — 계약서 작성 전에 상담하세요

병의원 양수도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은 권리금을 계약서에 어떻게 쓰느냐입니다. 같은 금액을 거래하더라도 항목 구분 방식, 장부 처리, 기존 의료기기의 감가 현황에 따라 세금 차이가 발생합니다. 금액이 클수록 그 차이도 커집니다.

현장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실수가 바로 이것입니다. 계약을 이미 마친 후에 세무사를 찾아오시는 경우, 구조를 되돌리기 어려워 그냥 감수하셔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양수도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 세무사와 항목 구성을 한 번만 검토하세요. 그 한 번이 수백만 원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3. 사업자등록을 앞두고 계신다면 — 생각보다 일찍 시작해도 됩니다.

많은 원장님들이 "개설 허가를 받은 뒤에 사업자등록을 하면 된다"고 알고 계십니다. 그런데 사실 의료기관 개설 전에도 사업자등록 신청이 가능합니다. 세무사에게 사업자등록을 맡기시면 업종 코드 선택, 신고 체계 준비, 사업용 계좌 세팅까지 한 번에 정리됩니다. 개원 당일에 몰아서 처리해야 하는 행정 부담을 미리 덜 수 있고, 초기 비용 증빙도 빠짐없이 챙길 수 있습니다.

작은 차이처럼 보여도, 개원 첫 달 세금 신고 준비가 얼마나 다른지 직접 느끼실 수 있습니다.

 

4. 지인에게 개원 자금을 빌리신다면 — 계좌 이체 전에 상담하세요

가족이나 지인에게 돈을 빌리는 건 일상적인 일처럼 느껴지지만, 세법에서는 생각보다 까다롭게 봅니다. 차용 사실이 명확하게 증명되지 않으면 증여로 의심받을 수 있습니다. 이자 지급 기록이 없거나 원금 상환 흐름이 정리되지 않으면, 나중에 세무조사에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차용증 작성, 계좌 흐름 설계, 이자 처리 방식. 이 세 가지만 세무사와 함께 미리 정리해두면 불필요한 리스크를 충분히 예방할 수 있습니다.

돈이 오가기 전에 서류부터 갖춰두는 것, 번거로워 보여도 가장 안전한 방법입니다.

세무사는 '절세'보다 '리스크 예방'을 위해 먼저 만납니다

개원 전에 세무사를 찾는 이유는 당장 세금을 아끼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잘못된 구조로 출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초기 설계가 틀리면 2년, 3년 뒤에 훨씬 큰 문제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개원은 진료를 시작하는 일인 동시에, 하나의 사업을 여는 일입니다. 사업 초기 세팅은 한 번 굳어지면 바꾸기가 쉽지 않습니다.

세무사는 개원 후가 아니라, 개원 전에 만나는 것이 더 안전하고 현명한 선택입니다.

글 · 세무법인나은 박형렬 대표세무사